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 1920 ☆ by mOng

1차 세계 대전이 진행 중(1917년 추정)인 가운데, 헤이스팅스(30세)는 전선에서의 부상으로 본국으로 송환, 스타일스 저택의 장남 '존 캐번디시(John Cavendish)를 만나게 된다. 어린 시절의 방문으로 친분이 있는 캐번디시의 초청으로, 7월 5일 오랜만에 스타일스 저택을 방문하게 된다. 며칠 후, 7월 16일 월요일(정확히는 17일 새벽) 저택의 주인인 '에밀리 잉글소프(Emily Inglethorpe)'는 스트리크닌(Strychnine) 중독으로 의심되는 심한 경련을 앓다 급작스레 사망하게 된다.
*(P.10)-(Chapter 1. I Go to Styles), (P.64)-(Chapter 4. Poirot Investigates)

평소 베풀기를 좋아하며 사교적이지만 독선적인 성격의 잉글소프 부인은, 스무 살도 더 어려 보이는 '엘프리드 잉글소프(Alfred Inglethorpe)'와 재혼해 캐번디시 부인(Mrs. Cavendish)에서 잉글소프 부인(Mrs. Inglethorpe)이 된 지 채 3개월이 되지 않은 일흔 살이 다 된 노부인이었다. 캐번디시 가의 두 아들 존과 로렌스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재혼으로 집안의 주인이 된 계모를 친어머니처럼 생각하고 있지만, 모든 재산과 수입을 아내에게 물려주고 임종한 아버지 덕에 스타일스 저택에서 그녀의 경제적 지휘를 받으며 살고 있었다. 하지만, 계모의 재산을 노리는 것이 너무도 분명해 보이는 엘프리드 잉글소프를, 가족들은 적대시하고 그 상황을 매우 곤란하게 느끼고 있었는데... 결국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다.
한편, 푸아로는 독일군의 점령을 피해 영국으로 망명하게 되고, 스타일스 저택의 주인인 잉글소프 부인의 후원으로 '스타일스 세인트 메리' 마을에 거주하고 있었다. 헤이스팅스는 장남인 존을 설득해 사건을 푸아로에게 의뢰하게 된다.
*(P.37)-(Chapter 2. The 16th and 17th of July)

*헤이스팅스의 나이는 존 캐번디시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짐작할 수 있다. 존은 헤이스팅스의 15년 선배로 45살로 나온다.
우선 그는, 외모로는 결코 마흔다섯 살로 보이지 않았지만, 나보다 열다섯 살 이상 많았다. (P.10)
He was a good fifteen years my senior, for one thing, though he hardly looked his forty-five years. (Chapter 1. I Go to Styles)
원제는 'The Mysterious Affair at Styles, 1920'. 크리스티의 데뷔작이자 2020년이면 출간 100주년이 되는 작품으로, 수수께끼와 추리 과정 자체가 이야기인 추리소설 본연의 장르를 확립했다고 평가받는 작품이다. 고전 추리소설의 황금시대를 연 작품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홈스와 왓슨의 그것(주홍색 연구)과 비슷한 캐릭터 설정이라든지, 푸아로와 마플을 섞어놓은 듯한 행동거지는 아직 캐릭터(푸아로)의 모습이 완전히 정립된 모습은 아니다. 뜬금없는 헤이스팅스의 청혼은 두고두고 놀림당하는 원인이 되었나 싶기도 하다.

첫 번째로 읽는 크리스티의 작품이 아니라면, 몇 가지 작품이 떠오를 텐데...
비밀을 감추고 있는 여럿의 용의자, 비밀이 밝혀지며 드러나는 반전, 사건 관계자들이 모두 모여 밝혀지는 진상과 같은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의 클리셰'의 원형이 되는 작품이라 그러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택, 독선적인 가장, 가족 간의 갈등, 범인이 범인으로 밝혀지는 과정이 좀 더 어떤 작품을 떠오르게 한다.

시모쓰키 아오이는 자신의 해설서에 본격 추리소설의 원형이라며 극찬(?)을 한 작품이다. 크리스티가 작품에 던져놓은 단서들을 과감하다는 표현으로 칭찬했지만, 단서가 단서를 상쇄할 만큼 너무 많이 흘려 놓은 게 아닌가 싶다. 완숙기의 작품만큼 용의 선상 인물들의 심리 표현도 능숙하지 않다. 트릭이나 범인을 숨기는 방법은 (그녀의 작품 중에서도) 꽤 훌륭하지만, 아래와 같은 이유로 호감이 줄어든 작품이다. 크리스티의 데뷔작인걸 고려해야 하지만 후에 쓰인 비슷한 얼개의 작품이 더 마음에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독자의 관점에서 추리를 방해하는 커다란 걸림돌이 하나 있는데, 바로 독약으로 사용된 '스트리크닌(Strychnine)'이다.
약물의 특징이나 복용 시 주의 사항 같은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을 일반 독자에게는, 범인의 살해 방법 및 그에 따른 범인의 추론을 이어나가기가 정말 어렵다. 물론, 푸아로의 입을 통해 하나둘 설명해 나가지만, 그전까지는 짐작도 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주요 등장인물
- 이 작품은 조금 자세히 적고 싶었다
▶ 헤이스팅스(Mr. Hastings) : 작품의 나래이터, 30세. 전쟁 전 로이드(Lloyd's)에서 근무(P.19), 대위(Captain)로 보통 알려졌지만, 해당 작품에는 계급의 언급이 없다. ITV의 드라마에서는 나이와 시기에 따른 적절한 판단인지 중위(Lieutenant)로 나온다.
▶ 에르퀼 푸아로(Hercule Poirot) : 독일군의 점령을 피해 망명한 벨기에인, 전직 경찰, 잉글소프 부인의 도움으로 '스타일스 세인트 메리'에 거주
▶ 제임스 재프 경감(Detective Inspector James Japp - Jimmy Japp) : 런던 광역 경찰청의 수사관 (P.158)
▶ 서머헤이 총경(Superintendent Summerhaye) : 런던 광역 경찰청의 수사관 (P.160)

▶ 에밀리 잉글소프(Emily Inglethorp) : 스타일스 저택의 주인, 70대 노부인, 존과 로렌스의 계모(캐번디시 부인, 어린 시절 재혼한 아버지의 부인), 엘프리드와 재혼 (P.17)(P.22)
▶ 엘프리드 잉글소프(Alfred Inglethorp) : 에벌린(에비) 하워드의 육촌쯤 되는 친척으로 알려짐, 에밀리의 비서로 채용, 3개월 전 약혼 (P.12)후 최근 결혼
▶ 존 캐번디시(John Cavendish) : 장남, 45세, 변호사로 활동, 2년 전 결혼 후 스타일스 저택에 정착 (P.10)(P.11)
▶ 메리 캐번디시(Mary Cavendish) : 존의 아내 (P.16), 남편의 외도를 의심. 영사관인 아버지를 따라 세계를 여행. 단조로운 생활의 도피처로 존과 결혼 (P.244, Chapter 10)
▶ 로렌스 캐번디시(Lawrence Cavendish) : 마흔 살쯤 되는 존의 동생 (P.23), 의사 면허증이 있으나 시를 쓰며 생활함 (P.11)
▶ 에벌린(에비) 하워드(Evelyn Howard, Evie) : 에밀리의 심부름꾼이자 말동무 (P.12)(P.14)(P.18), 마흔 살가량의 다부진 체격 (P.14), 에밀리에게 마지막 조언을 남기고 스타일스를 떠남 (P.27), 미들링햄(Middlingham)-15마일(24Km) 떨어진 산업 도시-의 대형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 (P.31, Chapter 2)
▶ 신시아 머독(Cynthia Murdoch) : 에밀리의 옛 동창의 딸, 2년 전 무일푼의 고아가 되자 에밀리가 거둠, 타드민스터(Tadminster)-7마일(11Km) 떨어진 곳-의 적십자 병원에서 근무 (P.14)(P.21)

▶ 바워스타인 박사(Dr. Bauerstein) : 요양차 시골에 내려온 런던에서 활동하는 전문의, 독극물 전문가 (P.28), 메리 캐번디시와 가깝게 지냄. 유대계 폴란드인 (P.216, Chapter 9)
▶ 레이크스 부인(Mrs. Raikes) : 마을에서 2.5마일(4Km) 떨어진 애비 농장(Abbey Farm)에 거주하는 젊은 부인(P.29)(P.178, Chapter 7). 에벌린은 엘프리드와의 불륜을 의심 (P.25)

▶ 도커스(Dorcas) : 스타일스 저택에서 10년을 근무한 충실하고 전형적인 구식 하녀 (P.39)(P.75, Chapter 4)
▶ 애니(Annie) : 스타일스 저택의 몸집이 다부진 예쁜 하녀 (P.84, Chapter 4)
▶ 엘리자베스 웰스(Elizabeth Wells) : 스타일스 저택의 하녀, 심리에 한 번 등장한다 (P.271, Chapter 11)
▶ 매닝(Manning) : 스타일스 저택의 나이든 정원사(P.82, hapter 4)(P.108, Chapter 5)

▶ 웰스(Mr. Wells) : 에밀리 잉글소프의 개인 변호사 (P.100)
▶ 윌킨스 박스(Dr. Wilkins) : 에밀리 잉글소프의 주치의 (P.51)
▶ 앨버트 메이스(Albert Mace) : 약국에서 근무하는(P.133, Chapter 5) 보조 약사(P.151, Chapter 6)
배경 요약
- 스타일스 저택(Styles Court)은 런던 북동부에 인접한 에식스(Essex)주 가상의 지역 '스타일스 세인트 메리(Styles St. Mary)'에 위치한 저택이다. (P.10) (P.12)-(Chapter 1. I Go to Styles)
- 마을은 기차역에서 2마일(3Km) 정도 떨어진 곳에 형성되어 있고, 저택은 (기차역 기준) 마을 반대편으로 1마일(1.5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P.13)-(Chapter 1. I Go to Styles)
- 해변에서 4마일(6.5Km) 정도 떨어진 시골이다. (P.235)-(Chapter 10. The Arrest)
작품이 발간된 시기는 전후 1920년 10월 미국(영국에서는 1921년 1월)에서였지만, 작품이 쓰인 시기는 1916년으로 알려져 있다. 작품 내 배경 연도가 직접 표기되어 있지는 않지만, '1차 세계 대전 중(1914.07.28~1918.11.11)'이라는 표현과 '7월 16일 월요일(Monday, July 16th)'이라는 표현을 근거로 보면 1917년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Time and Date AS 참고

간혹 쓰인 시기를 근거로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배경을 1916년으로 표기한 해설서들이 있다. 사실, 연도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연료(가솔린)의 공급 제한이라든지, 벨기에 난민의 망명과 같은 시대 상황을 근거로 1916년이라고 판단하는지도 모르기 때문인다. 다만, 배경이 7월 중순인 것은 주의 깊게 생각해야 한다.
7월 16일은 월요일이었다. 소동이 일어난 것은 바로 그날이었다. (P.32)
The 16th of July fell on a Monday. It was a day of turmoil. (Chapter 2. The 16th and 17th of July)
특이한 점은, 구글링으로 검색되는 원서와 비교하면 삽화의 오역이 눈에 띈다. (해문 판본과의 비교도 필요할 것 같다) 책상, 촛농 자국의 위치 표현이 적절하지 못한 점이 아무래도 오역이라고 판단된다.
- 원서 및 삽화 출처 (편집) : https://www.bartleby.com/112/index.html
[스타일스 저택의 2층 - Chapter 3. 비극의 밤, P.45]
[잉글소프 부인의 침실 - Chapter 4. 푸아로, 수사하다, P.66]

함께 첨부한 저택의 평면도는 황금가지의 그것과 같으나, 침실 삽화는 가구의 표기 및 촛농 자국의 위치가 다르다.
Chapter 10, The Arrest
Page. 242
메리가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우습네요! 정문 밖으로 나가고 계시네요. 오늘 만으로 돌아 오실까요?"
Mary laughed. "How ridiculous! He's going out of the gate. Isn't he coming back today?"

→ ... 오늘 안으로...
오타 한 곳 발견
The Mysterious Affair at Styles, (Poirot Season 3, Episode 1, 1990.09.16)

영국 드라마 'Agatha Christie's Poirot (1989-2014)'의 시즌 3의 첫 번째 에피소드로 1990년 9월 16일에 방영되었다. 곁가지 하나를 잘라낸 약간의 각색이 있지만, 원작과는 대동소이하다.
원작에는 삽화로 표현(P.73)된 타다남은 종잇조각도 그대로 재현했다.
[스타일스 세인트 메리 역]

■ Inspector James Japp
제프 경감의 계급이 Inspector로 나온다. 크리스티의 작품에 등장인물로 나오는 7편을 살펴보니 후반부의 두 작품에서만 Chief Inspector로 나온다. '제프 경위로 번역하는 것이 맞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모든 작품이 1945년 이전 작품인 만큼 제프 경감이 등장하는 작품에 나오는 Superintendent는 총경으로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배틀 총경처럼 말이다.
- Chief Superintendent : 1949년에 도입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The Mysterious Affair at Styles, 1920)
빅포(The Big Four, 1927)
앤드하우스의 비극(Peril at End House, 1932)
에지웨어경의 죽음(Lord Edgware Dies, 1933) - 13인의 만찬(Thirteen at Dinner)
구름속의 죽음(Death in the Clouds, 1935) - Death in the Air
ABC 살인사건(The A.B.C. Murders, 1936) - The Alphabet Murders
하나 둘 내 구두에 버클을 달아라(One, Two, Buckle My Shoe, 1940) - 애국 살인(The Patriotic Murders)
■ BBC에서 방영한 ABC 살인사건에는 푸아로의 벨기에 시절 모습이 원작과 다르게 각색되어 있어 더 궁금했던, 푸아로의 과거 사건과 제프 경감과의 인연을 언급한 부분을 메모해둔다.
Chapter 7. Poirot pays his debts (푸아로, 빚을 갚다)

제가 푸아로 씨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1904년 저는 이 친구와 함께 일했습니다. 애버크롬비 위조 사건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자는 브뤼셀에서 체포되었습니다. 아, 대단한 시절이었다오, 무슈. 또 '알타라 남작' 사건 기억나시오? 당신에게 걸맞은 악당이 있었지! 유럽 경찰이 절반이 동원되어도 그자를 잡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자를 앤트워프에서 체포했지, 여기 있는 푸아로 씨 덕분에 말입니다."
"You've heard me speak of Mr. Poirot? It was in 1904 he and I worked together - the Abercrombie forgery case - you remember, he was run down in Brussels. Ah, those were great days, moosier. Then, do you remember 'Baron' Altara? There was a pretty rogue for you! He eluded the clutches of half the police in Europe. But we nailed him in Antwerp - thanks to Mr. Poirot here."
애버크롬비라는 독특한 이름은 '하나, 둘, 내 구두에 버클을 달아라'에 등장한다.

덧글

  • 진보만세 2019/02/19 21:14 # 답글

    소싯적 즐겨읽던 애커서 크리스티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좋은 글월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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