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시를 향하여 - 애거서 크리스티, 1944 ☆ by mOng

크리스티의 전형적인 틀을 지닌 작품. '0시'라고 표현한 '살인'을 향해 치닫는 인간관계를 그려낸 작품이다. 연상되는 작품이 여럿이라 신선함이 떨어질 수 있으나, 전형적인 틀을 집대성한 완성작이라 할 만한 작품이다.

초반부의 각기 다른 장소와 다른 시간대의 등장인물 소개는 궁금증을 자아내지만, 중반부의 지질하기까지 한 '네빌 스트레인지'의 행실은 인내하며 읽기가 쉽지 않다. (작품에 묘사된 그 상황이 어이가 없다) 하지만, 이미 사건의 얼개는 대부분 맞춰져 있었다는 걸 책을 덮을 때쯤이면 알 수 있다.

적재적소에 필요했던 등장인물, 인물의 행동이나 생각에 개연성을 부여할 만한 에피소드, 결론을 위한 암시,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결말 부분은 지루했던 퍼즐을 일순간 맞춰버리는 느낌이나, 무언가 중요한 한 가지는 그때까지 꼭꼭 숨겨져 있다. 종종 그랬듯이...

원제는 "Towards Zero"로 1944년 6월 미국에서 먼저 발행 되고, 영국에서는 7월에 발표 되었다. 크리스티의 66편의 장편 중 34번째 장편이며 46번째 출간작(UK기준)이다. 1972년 일본의 번역가의 취재에 답변한 크리스티 자신이 좋아하는 10개의 작품 목록에 포함된 작품이며, 배틀 총경이 등장하는 5편의 장편 중 마지막 작품이다.
[ Avenel edition of map ] (출처 : Everyman's Guide to the Mysteries of Agatha Christie / 편집)

익숙한 지명 '세인트 루'가 나오기 때문에, 가상의 지명이나 잉글랜드 남부 해안 지방이 배경임을 알 수 있다. 관련 지도가 검색되어 편집해 추가(책에는 포함되지 않은 삽화임)해 둔다. 책에 묘사된 내용과 축척까지 일치한다고 보긴 어렵지만, 대략적인 위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여러 정황상 '세인트 루'는 크리스티의 고향인 토키(Torquay)이며, 이 작품의 배경은 '살콤(Salcombe)'인근의 해안가로 추측하고 있다.실제 해안 끝자락의 절벽은 "Bolt Head"라는 이름이다. Google Map Link
- Everyman's Guide to the Mysteries of Agatha Christie (Page. 64)
주요 등장인물
- Mr. 트래브스 (Mr. Treves) : 70대 후반의 전직 변호사 (P.114), 휴가를 위해 '밸모럴 코트'를 찾는다.
- 앵거스 맥휘터 (Angus MacWhirter) : '스타크 헤드'에서 자살을 기도한 사내, '칠레'로 출국(P.341)전 '솔트크리크'를 방문

- 네빌 스트레인지 (Nevile Henry Strange, P.283) : 33세, 유명 테니스 선수, 고향과도 같은 '걸즈 포인트'(P.43)에 방문
- 케이 스트레인지 (Kay Strange) : 26세, 네빌의 아내, 결혼 전 성 - 모티머(Mortimer)(P.57)
- 오드리 스트레인지 (Audrey Elizabeth Strange, P.283) : 32세(P.93), 네빌의 전처(妻), 8년의 결혼생활(P.258)후 3년전 이혼(P.93), 매년 9월 '걸즈 포인트'에 방문(P.59), 결혼 전 성 - 스탠디시 (Standish) (P.165)

- 故 메튜 트레실리안 경(Sir Matthew Tressilian): 전직 판사(P.73), 네빌의 후견인, 요트광, 전복 사고로 9년전 사망(P.59)
- 카밀라 트레실리안 (Camilla Tressilian) : 트레실리안 부인, 메튜 경의 아내(P.44), 70을 넘긴 노 부인(P.53)
* 트레실리안 부부는 30년 전 '걸즈 포인트'로 이주함(P.59)

- 토머스 로이드 (Thomas Royde) : 말레이에서 농장 경영(P.67), 6개월 예정(P.67)으로 8년만의 영국으로 귀국(P.68)
* 오드리의 먼 친척, 고아였던 오드리는 로이드 가에서 함게 자람(P.71)
- 故 에이드리언 로이드 (Adrian Royde) : 토머스 로이드의 동생, 변호사(P.70), 교통사고로 사망(P.94)
- 에드워드 라티머 (Edward Latimer, P.121) : 애칭 (테드:Ted), 25세(P.74), 케이 스트레인지의 어린 시절 친구(P.75)
- 메리 올딘 (Mary Aldin) : 36세, 트레실리안 부인의 먼 친척(P.54), 15년 정도 부인을 보필(P.114)

- 제인 베레트(Jane Barrett) : '걸즈 포인트'의 나이 많은 하녀(P.66)(P.254)
- 앨리스 벤담(Alice Bentham) : '걸즈 포인트'의 눈이 튀어 나온 하녀(P.229)
- 엠마 웨일즈(Emma Wales) : '걸즈 포인트'의 비쩍 마른 하녀 (P.212)(P.229)
- 스파이서 부인(Mrs. Spicer) : '걸즈 포인트'의 요리사(P.108)
- 허스톨(Hurstall) : '걸즈 포인트'의 나이 많은 집사(P.95)

- 배틀 총경 (Superintendent Battle) : 조카를 도우러 살링턴 방문, 휴가를 즐기던 런던 광역 경찰청의 경찰
- 제임스 리치 경감 (Inspector James Leach) : 애칭 (짐:Jim), 배틀 총경의 조카, 살링턴의 경찰 (P.86, 87)
- 로버트 미첼 소령 (Chief Constable, Major Robert Mitchell) : 지역 경찰 서장 (P.196) → 청장
- 에드거 코튼 경 (Assistant Commissioner, Sir Edger Coton) : 런던 광역 경찰청의 부청장 (P.197) → 수사국장
- 존스 경사 (Detective Sergeant Jones) : 수사관
- Dr. 라젠비 (Dr. Lazenby) : 지방 검시관(P.198) → 지역 외과의 (police surgeon for the district)
& 작품 초반, 발렌타인데이에 이런 형상의 등장인물이 나온다.

초보적인 실수, 오역이 있다. 수사 시작과 함께 '걸즈 포인트'의 구조가 묘사되는데, 오역으로 인해 어리둥절한 상황이 펼쳐진다.
Page.194
앨리스가 시킨 대로 하는 동안 스파이서 부인은 2층으로 올라갔다.
whilst Mrs. Spicer went up to the second floor.

Page. 227
항상 2층에 있는 하인들의 욕실 선반에 두었다고 합니다.
They were always on the shelf in the servants' bathroom on the second floor.

2층 → 3층
'영국식 표현'을 언급하기 전에 'ground floor'가 여러번 나오기 때문에, '2층'으로 생각하기도 쉽지 않다. 각각의 실(방) 배치가,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 '하인들의 침실과 욕실의 층이 분리되어 있나?', '몸이 불편한 트레실리안 부인의 침실은 1층에 위치하는 건가?'라는 생각마저 들게 만들었다.
Page.226
걸즈 포인트로 돌아와서, 두 경찰은 윌리엄스와 존스로부터 보고를 들었다.
침실에서는 의심스러운 것이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하인들은 집안일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법석을 피우고 있다. 그렇게 하도록 해도 되겠는가?

"아직은 그러지 않는 게 좋겠군."
배틀 총경이 말했다.

Back at Gull's Point, the two police officers received Williams' and Jones' reports.
Nothing of a suspicious or suggestive nature had been found in any of the bedrooms.
The servants were clamouring to be allowed to get on with the housework. Should he give them the word?
"Might as well, I suppose," said Battle.

→ 침실에서는 의심스러운 것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하인들은 집안일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법석을 피우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될지 물었다.
직역만 해 놓으면 끝인가? 화법이 전혀...
Page.199
골프채의 날카로운 날 부분에 맞은 것이 아닙니다. 구부러진 모서리에 맞은 게 분명해요.
the sharp end of the club didn't touch the head - it was the angled back of the club that must have hit her.

→ 헤드의 모서리에 맞은 것이 아닙니다. 각이진 헤드 뒷면에 맞은 게 분명해요.
최초 발견된 살해 도구에 대한 설명이다. 둔기에 '날'이라는 표현도 어색하지만, 본인은 이해하기 힘든 표현이었다.
우발적인 상황이나 매우 급한 상황에서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면, 무게중심이 있으므로 골프채는 올바른 방향으로 쥐게 되며, 일격을 가한 경우 혈흔과 같은 증거는 한쪽에 뭍어나게 된다. 이 때,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을 가격할 때는 통상 위에서 아래로 수직 방향으로 스윙을 하기 마련이고, 이때 타격이 가해지는 부분은 그림의 (1)번 부분이 일반적일 것이다. 헤드의 모서리에 말이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그림의 (2)번 즉 헤드의 뒷면에 혈흔이 발견되었고, 이는 오른손잡이용 클럽으로, 왼손잡이의 레벨 스윙(수평 스윙)했다고 판단되는 사건이다. (그림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참고로, 영국 itv의 마플 시리즈인 "Agatha Christie's Marple"의 3번째 시즌 3번째 에피소드로 "0시를 향하여"를 각색해 방영(2008.08.03)했다. 마플은 '트레실리안 부인'의 동창생으로 나오며, 배틀 총경은 나오지 않는다. 제랄딘 매큐언(Geraldine McEwan)이 마플 역을 맏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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