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 노르웨이의 숲, 상실의 시대 by mOng

단편집 "반딧불이·헛간을 태우다·그 밖의 단편, 1984" 內 작가의 말 - "반딧불이"
"중앙공론"에서 청탁받아 쓴 소설. 잡지 성격상 역시 정직한 리얼리즘 기법으로 써보려고 했다. 영어로 말하자면 '컨벤셔널한 형식의 소설'이다. 어쨌거나 단순하고 조금 센티멘털한 청춘소설 같은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 기법은 별로 새로울 게 없더라도 감각 자체는 새로운 글을 써보고 싶었다(반대보다는 낫지 않나?). 완성했을 때는 제법 잘됐다고 느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좀더 잘 쓸 수 있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점점 커졌다. 리얼리즘적인 문장을 쓰는 법을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 같다. 곳곳에서 문장이 튄다.
그런 이유로 이 작품에는 몸에 딱 맞지 않는 옷 같은 느낌이 줄곧 따라다녔다. 조금만 더 색깔이 달랐더라면, 조금만 더 길이가 달랐더라면 하는 그런 느낌. 남들은 별로 신경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당사자는 그 '조그만'이 몹시 거슬린다. 그래서 좀더 실력이 쌓이면 제대로 고쳐써야겠다. 언젠가 오나벽히 마무리르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이 글은 4년 뒤 "노르웨이 숲"이라는 형태로 다시 태어났다. 그러나 "반딧불이"를 쓸 때만 해도 설마 이 이야기가 나중에 점점 뻗어나가 대장편이 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노르웨이의 숲"을 쓸 때 마음껏 손질했기에 이번 전집에서는 개고하지 않았다.

"반딧불이(문학동네)"라는 제목의 하루키 단편집("반딧불이"는 39페이지 분량)을 먼저 읽고, "트란 안 훙"의 2010년 영화 "상실의 시대"를 보았다. 그리고, "민음사" 발행의 "노르웨이의 숲-양억관 역"으로 맺음.

간혹, 이상하게도 몇 장을 넘기기 힘든 책이 있는데, "상실의 시대 - 유유정, 문학사상사"가 그랬다. 몇 번을... (해당 책이 문제라는 뜻이 아니다) 그러다, 영화를 볼 의향에 책을 검색하다, 소장욕구를 동반한 책, 그리고 단편집을 함께 골랐다.

온전히 머리 속에서만 나온 작품이라면, '지극히 일본인다운 감정선을 지닌 작품이 아닐까'라는 생각.
하지만, '작가든 독자든 자신만의 경험이 겹쳐지지 않는다면, 써내려가는 것 만큼 와 닿기도 어려운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에, 읽는내 몇 번은 이성의 간섭을 다스려야 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소설"이라는 표현의 어느 지식백과를 인용하면 그런 느낌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녔나 보다.

소설의 내용을 고스란히 묘사한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임에도, 원작에는 어떠한 제한이 없는 것도 의아한 작품이다. 책을 덮을 때도 분명 그랬다.
어떤 내용을, 묘사를 두고 선을 긋는걸 좋아하지 않지만, 등장 인물의 어떤 행위는 '어린 나이의 내가 어디까지 공감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부터, 이성의 간섭으로 받아 넘기는 '그럴 수도 있는 것', 그리고, 마음으로 '공감하는 것'까지 어떤 것도 어울리는 것 같지 않다.

무덤덤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면, 그게 오히려 좋을 것 같다. (기억속으로...) 자신만의 첨삭을 가미할 수 있을 때 쯤...

영화는 소설의 내용을 그대로 펼쳐 놓는다. 다만, 너무 숨막힌다. 숨죽이고 바라봐야만 했다.
숲을 표현하는 한자 森과 林, 이 책의 원제는 'ノルウェイの森'이다. (여러가지 수종들이 섞여있는 숲?)

* 남여가 구사하는 일본어의 차이를 존댓말로 번역하지 않았다. 252페이지 8번째 줄, 오타 하나 발견 "마치 생각에 빠긴 사람처럼"

* 추가 (2017.11.03) 구입한 책은 30주년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2판 2쇄 (2016.12.29) 본이다. (아래 사진의 오른쪽)
서점에 갈 때마다 한정판을 오래도 판다고 생각했건만... 3판본의 단행본이었다. 하드 커버의 커버지만 한정판처럼 꾸며 놓았다. 시쳇말로 상술... 오타는 수정되어 있는지 서점에 있는 3판 6쇄본 (2017.10.17)을 살펴 보았다. 판형이 다르니 페이지가 다른건 당연하고, 293페이지에 여전히 "마치 생각에 빠긴 사람처럼"이 그대로 있었다. 제보라도 해줘야 하나?

덧글

  • 나른한 치타 2017/02/17 09:11 # 답글

    제게는 주인공이 매일 양식(한식-중식-일식-양식할 때 양식요)만 먹는 게 묘하게 이질적이던 기억이 나요. 영화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챙겨봐야겠군요. 잘 읽었습니닭
  • 2017/11/23 10:55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11/23 10:5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


ClockLink